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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와 주가의 관계 — 왜 금리가 오르면 주가가 떨어지나

5-6. 가치평가의 한계를 닫으면서 이렇게 넘겨뒀어요. **"회사가 그대로여도 시장 전체의 환경이 바뀌면 지표 수준도, 주가도 함께 움직인다"**고요.

그 환경의 대표 변수가 금리예요. 내가 가진 종목에 아무 일도 없었는데 어느 날 시장 전체가 같이 빠지고, 뉴스에는 "금리 인상 우려"라는 말만 나오는 날이 있죠. 이 글은 그 연결고리를 다뤄요.

다만 미리 밝혀둘 게 하나 있어요. 이 글은 "금리가 몇 %면 주식을 팔아라" 같은 답을 주지 않아요. 금리가 주가를 어느 방향으로 미는지, 어떤 경로로 미는지까지가 이 글의 범위예요.

핵심 답변

금리는 돈의 값이에요.

돈을 빌리면 값을 치러야 하고, 빌려주면 값을 받아요. 그 값을 원금에 대한 비율로 나타낸 게 금리예요. 연 5%라면 100만원을 1년 빌리는 값이 5만원이라는 뜻이죠.

그래서 금리가 바뀌면 세상 모든 돈의 값이 같이 바뀌어요. 주식도 결국 돈으로 사는 것이니 영향을 받아요. 금리가 오르면 주가를 누르는 힘이 세 갈래로 생겨요.

경로무슨 일이 일어나나
1. 미래의 돈이 싸진다앞으로 벌 이익을 오늘 값으로 환산하면 더 적어져요
2. 안전한 대안이 매력적이 된다예금·채권 이자가 오르면 위험을 질 이유가 줄어요
3. 회사의 이자 부담이 늘어난다빌린 돈이 많은 회사일수록 이익이 깎여요

여기서 가장 중요한 건 마지막 상자의 표현이에요. "누르는 힘이 생긴다"이지 "반드시 내린다"가 아니에요. 실제로는 금리가 오르는데 주가도 오르는 국면이 흔해요. 왜 그런지는 아래 「그런데 항상 그렇지는 않아요」에서 따로 다룰게요. 그 절을 안 읽고 이 표만 외우면 오히려 손해예요.

경로 1 — 미래의 돈이 싸진다

이 챕터의 중심이에요. 그리고 셋 중 가장 덜 알려져 있는데 가장 크게 작동하는 경로예요.

질문 하나로 시작할게요. 오늘의 100만원과 1년 뒤의 100만원은 같은 가치인가요?

같지 않아요. 오늘 100만원이 있으면 은행에 넣어 이자를 받을 수 있으니까요. 금리가 연 3%라면 1년 뒤에 103만원이 되죠. 뒤집어 말하면 1년 뒤의 100만원은 오늘 기준으로 100만원보다 적은 값어치예요. 얼마인지는 나눗셈으로 나와요.

현재가치 = 미래의 금액 ÷ (1 + 금리)의 기간 제곱

1년 뒤 100만원을 금리 3%로 환산하면 100 ÷ 1.03 = 약 97.1만원이에요. 이렇게 미래의 돈을 오늘 값으로 옮기는 것을 할인이라고 하고, 여기 쓰이는 금리를 할인율이라고 불러요.

핵심은 여기예요. 금리가 오르면 나누는 수가 커지니까 미래의 돈이 더 많이 깎여요.

같은 100만원을 두 금리, 두 시점으로 계산해볼게요.

금리 연 3%금리 연 6%얼마나 더 깎였나
1년 뒤 100만원약 97.1만원약 94.3만원약 2.8%
10년 뒤 100만원약 74.4만원약 55.8만원약 25%

같은 금리 변화인데 1년 뒤 돈은 3%도 안 깎이고, 10년 뒤 돈은 4분의 1이 깎였어요. 나누는 수가 기간만큼 거듭제곱되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이런 결론이 나와요. 먼 미래의 이익에 기대는 회사일수록 금리에 더 흔들려요.

5-2. PER에서 PER이 높은 건 비싸서가 아니라 앞으로 이익이 크게 늘 거라는 기대가 주가에 먼저 얹혔기 때문인 경우가 많다고 했죠. 그 기대의 상당 부분은 먼 미래의 이익이에요. 그러니 금리가 오르면 그 부분이 가장 크게 깎여요. 지금 당장 꼬박꼬박 이익을 내는 회사는 상대적으로 덜 흔들리고요.

뉴스에서 "금리가 오르자 성장주가 더 많이 빠졌다"고 할 때의 구조가 정확히 이거예요.

한 가지 못 박고 갈게요. 이 계산은 주가를 구하는 식이 아니에요. 미래의 돈이 금리에 따라 얼마나 다르게 보이는지를 재본 것뿐이고, 실제 주가는 이 값으로 정해지지 않아요. 그 이유는 아래 「한 줄 정리」에서 다시 확인할게요.

경로 2 — 안전한 대안이 매력적이 된다

이건 훨씬 직관적이에요.

주식을 사는 이유는 원금을 잃을 수도 있는 위험을 지는 대신 더 큰 수익을 기대하기 때문이에요. 그런데 예금이나 채권처럼 훨씬 안전한 곳에서 주는 이자가 올라가면 어떻게 될까요.

굳이 위험을 질 이유가 줄어들어요.

금리가 아주 낮을 때는 "예금에 넣어봐야 이자가 얼마 안 되니 주식이라도"라는 판단이 자연스러워요. 반대로 금리가 높아지면 "가만히 둬도 이만큼 주는데 굳이"가 되고요. 같은 사람이 같은 성향인데도 비교 대상이 달라져서 판단이 바뀌는 거예요.

채권은 정부나 회사가 돈을 빌리면서 써주는 차용증이에요. 정해진 기간에 정해진 이자를 주고 만기에 원금을 돌려주기로 한 증서인데, 이것도 시장에서 사고팔 수 있어요. 금리가 오르면 새로 나오는 채권이 더 높은 이자를 주니 채권의 매력도 함께 올라가요.

이 경로는 투자자의 돈이 실제로 이동하게 만들기 때문에 시장에 바로 나타나요.

경로 3 — 회사의 이자 부담이 늘어난다

앞의 두 경로가 투자자 쪽 이야기였다면, 이건 회사 쪽 이야기예요.

5-5. 부채비율과 유동비율에서 봤듯 회사는 자기 돈만으로 굴러가지 않아요. 빌린 돈이 섞여 있고, 그 돈에는 이자가 붙어요. 부채비율은 부채총계를 자본총계로 나눈 값으로, 남의 돈이 내 돈의 몇 배인지를 보여주죠.

금리가 오르면 그 이자가 늘어나요. 그리고 5-5에서 짚은 것처럼 이익은 줄어도 이자는 그대로예요. 매출이 반토막 나도 은행이 이자를 깎아주지는 않으니까요.

그래서 빌린 돈이 많은 회사일수록 금리에 민감해요. 같은 폭의 금리 인상이어도 빚이 거의 없는 회사는 별 영향이 없고, 빚에 크게 기대는 회사는 이익이 눈에 띄게 깎여요.

여기에 한 겹이 더 있어요. 이자가 비싸지면 회사는 새 투자를 미뤄요. 공장을 짓거나 사람을 더 뽑는 일을 다음으로 넘기죠. 그러면 앞으로의 이익 성장도 함께 느려져요. 개인도 마찬가지라서 대출 이자가 오르면 소비를 줄이고, 그게 다시 회사 매출로 돌아와요.

그런데 항상 그렇지는 않아요

여기가 이 글에서 가장 중요한 절이에요. 위 세 경로만 읽고 "금리가 오르면 주가가 내린다"를 공식으로 만들면, 그건 틀린 이해예요.

첫째, 금리가 오르는데 주가도 오르는 국면이 흔해요.

금리를 왜 올리는지 생각해보면 알 수 있어요. 경기가 좋아서 올리는 경우가 많거든요. 사람들이 돈을 잘 쓰고 물가가 오르니 열기를 식히려고 올리는 거죠. 그런데 경기가 좋다는 건 회사들이 돈을 더 잘 번다는 뜻이기도 해요.

그러면 두 힘이 부딪혀요. 할인율이 올라 미래 이익의 값을 깎는 힘그 미래 이익 자체가 커지는 힘이요. 뒤쪽이 이기면 금리가 올라도 주가는 올라가요. 실제로 금리 인상기에 주가가 함께 오른 구간은 여러 번 있었어요.

반대 경우도 있어요. 경기가 나빠서 금리를 내리는데 주가도 같이 빠지는 국면이요. "금리를 내린다"는 건 "내릴 만큼 상황이 나쁘다"는 신호이기도 하니까요.

둘째, 시장은 예상된 금리를 이미 가격에 반영해 뒀어요.

이건 훨씬 덜 알려져 있는데 실전에서는 더 중요해요. 금리를 결정하는 회의 날짜는 미리 공개돼 있고, 그 자리에서 어떤 결정이 나올지 시장은 계속 예상하고 있어요. 그 예상이 이미 지금 주가에 들어가 있어요.

그래서 이런 일이 벌어져요.

  • 금리를 올렸는데 주가가 오르는 경우 — 시장이 더 큰 폭을 예상하고 있었을 때
  • 금리를 동결했는데 주가가 빠지는 경우 — 시장이 인하를 예상하고 있었을 때

즉 움직임을 만드는 건 "금리를 올렸다"는 사실 자체가 아니라 "예상과 얼마나 달랐는가"예요. 이게 경제 뉴스를 읽을 때 가장 자주 헷갈리는 지점이라 6-6. 경제 뉴스 읽는 법에서 따로 한 절을 들여 다뤄요.

이 두 가지 때문에 "금리 인상"이라는 뉴스 한 줄만 보고 매매하는 건 근거가 되지 못해요. 같은 뉴스가 국면에 따라 정반대 결과로 이어지거든요.

누가 금리를 정하나

우리가 뉴스에서 보는 "금리"는 대개 기준금리를 말해요.

기준금리는 중앙은행이 정하는 정책금리예요. 한국은 한국은행금융통화위원회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에서 정하고, 미국은 연방준비제도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정기 회의에서 정해요. 두 회의 모두 1년에 여덟 번 열려요(2026년 8월 기준).

그래서 금리 결정은 날짜가 미리 잡혀 있는 예정된 이벤트예요. 언제 결정이 나올지 시장이 다 알고 있다는 뜻이고, 바로 앞 절에서 본 **"시장은 예상된 금리를 이미 가격에 반영해 뒀다"**가 성립하는 전제이기도 해요. 다만 상황이 급하면 예정에 없던 임시 회의가 열릴 수 있어요.

여기서 흔한 오해를 하나 풀고 갈게요. 기준금리는 내 예금·대출 금리와 같은 숫자가 아니에요.

기준금리는 출발점이에요. 한국은행 설명에 따르면 기준금리가 바뀌면 아주 짧은 기간의 시장금리가 먼저 움직이고, 이어서 은행의 예금·대출 금리와 만기가 긴 금리들이 대체로 따라 움직여요. 이렇게 시장에서 실제로 거래되며 형성되는 금리를 시장금리라고 불러요.

그런데 "대체로"예요. 은행 대출금리에는 은행의 조달 비용과 빌리는 사람의 신용도에 따른 가산분이 얹히고, 만기가 긴 금리에는 앞으로 금리가 어떻게 될지에 대한 시장의 예상이 들어가요. 그래서 기준금리가 그대로여도 시장금리는 움직일 수 있고, 반대로 기준금리가 움직여도 내 대출금리는 덜 움직이거나 더 움직일 수 있어요.

한국은행도 기준금리 변경이 미치는 영향의 크기와 그 시차를 정확히 측정할 수는 없다고 밝히고 있어요. 방향은 있지만 크기는 정해져 있지 않다는 뜻이에요.

이 글에 현재 기준금리 수준을 적지 않은 것도 같은 이유예요. 정해진 회의만 해도 1년에 여덟 번이고 임시 회의까지 있어서, 지금 숫자를 적어두면 이 글이 몇 달 만에 낡아요. 현재 수준은 한국은행 홈페이지에서 직접 확인하세요.

예시로 이해하기 — 같은 금리 변화, 정반대의 충격

가상의 두 회사예요. 전부 가정한 숫자예요.

L전자M테크
어떤 회사인가지금 꾸준히 버는 회사앞으로 크게 벌 거라 기대되는 회사
이익이 나오는 시점1년 뒤10년 뒤
기대되는 이익100억원100억원

둘 다 기대되는 이익은 100억원으로 똑같아요. 나오는 시점만 달라요.

이제 금리가 연 3%에서 연 6%로 올랐다고 가정하고, 두 회사가 기대하는 이익을 오늘 값으로 환산해볼게요.

금리 연 3%일 때

  • L전자 = 100억 ÷ 1.03 = 약 97.1억원
  • M테크 = 100억 ÷ 1.03의 10제곱 = 100억 ÷ 1.344 = 약 74.4억원

금리 연 6%일 때

  • L전자 = 100억 ÷ 1.06 = 약 94.3억원
  • M테크 = 100억 ÷ 1.06의 10제곱 = 100억 ÷ 1.791 = 약 55.8억원

나란히 놓아볼게요.

금리 3%일 때금리 6%일 때변화
L전자약 97.1억원약 94.3억원약 −2.8%
M테크약 74.4억원약 55.8억원약 −25.0%

두 회사에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어요. 제품도 그대로고, 직원도 그대로고, 기대되는 이익 100억원도 그대로예요. 바뀐 건 회사 바깥의 금리 하나뿐인데 M테크가 받은 충격이 L전자의 아홉 배쯤 돼요.

이게 5-6이 "회사가 그대로여도 시장 전체 환경이 바뀌면 지표 수준도 주가도 움직인다"고 한 말의 정체예요. 그리고 5-6이 「한계 3」에서 금리가 낮을 때와 높을 때 시장 전체의 지표 수준이 달라진다고 한 것도 같은 이야기예요. 금리가 낮은 시기에는 시장 전체의 PER이 높게 형성되는 경향이 있고, 금리가 높아지면 그 수준이 내려와요. 그래서 몇 년 전 PER과 지금 PER을 그냥 비교하면 안 되는 거예요.

두 가지는 반드시 짚고 넘어갈게요.

첫째, 위 계산은 주가가 아니에요. 진짜 회사는 이익이 한 번만 나오지 않고 매년 나오고, 그 이익이 얼마일지도 아무도 몰라요. 위 예시는 시점의 차이가 금리에 얼마나 다르게 반응하는지만 떼어내 보여주려고 극단적으로 단순화한 것이고, 여기서 나온 숫자가 L전자나 M테크의 주가라는 뜻이 전혀 아니에요.

둘째, 그래서 "M테크를 팔아야 한다"는 결론도 나오지 않아요. 금리가 다시 내려가면 같은 계산이 정반대로 작동하고, 앞에서 봤듯 금리가 오르는 동안 M테크의 기대 이익 자체가 100억원보다 커질 수도 있거든요.

한 줄 정리

금리는 돈의 값이라서 금리가 오르면 미래 이익의 값이 깎이고, 안전한 대안이 매력적이 되고, 회사의 이자 부담이 늘어나요. 그래서 주가를 누르는 힘이 생기고, 특히 먼 미래의 이익에 기대는 회사일수록 크게 흔들려요.

하지만 "금리가 오르면 주가가 내린다"는 공식이 아니에요. 경기가 좋아서 올리는 국면에서는 이익이 커지는 힘이 이길 수 있고, 무엇보다 시장은 예상된 금리를 이미 가격에 반영해 뒀기 때문에 발표 자체보다 예상과의 차이가 움직임을 만들어요(6-6).

그리고 이 글이 알려주지 않는 것을 마지막으로 확인할게요. 금리는 방향과 경로를 설명할 뿐, 적정한 주가를 계산해주지 않아요. 1-1에서 확정한 대로 주가는 회사 가치를 주식 수로 나눈 값이 아니라 기대가 얹혀 정해지는 가격이고, 5-6에서 확인한 대로 어떤 숫자도 "이 주식의 제값은 얼마"라고 알려주지 않아요. 금리가 1%포인트 오르면 주가가 얼마 내려간다는 식의 계산은 이 위키가 하지 않는 이유예요.

금리가 왜 오르내리는지, 그 뒤에 있는 물가는 무엇인지가 다음 질문이에요. 6-2. 인플레이션과 투자에서 이어서 볼게요.


이 글은 투자 판단에 도움이 되는 일반적인 정보를 제공할 뿐, 특정 종목이나 상품의 매매를 권유하지 않아요. 제도와 세금은 바뀔 수 있으니 실제 투자 전에는 최신 내용을 다시 확인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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